한국문화초대석 코너 News

  • Home   >   참여와 나눔   >   한국문화초대석 코너
실시간 상담
카카오톡 상담 click
top
한국문화연수원은 전란과 재난을 피한다는 십승지(十勝地) 위에 설립된 최적의 힐링연수원입니다.
숲과 하천이 태극의 모습으로 만나는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숲이 주는 생명과 건강한 밥상 그리고 오랜 인류전통의 통찰의 지혜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3 단청작가 구본능
2018-06-27 13:25:14   조회:388회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_단청작가 구본능 



★단청1.jpg


이기인 : 언젠가부터 우리의 문화재관리가 우려스럽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이는 단청뿐만 아니라 우리문화재 전반에 걸친 얘기입니다. 혹시 단청과 관련해서 보다 걱정되는 일들이 있는지요. 지금껏 잘 보존되어온 단청이 우리세대에 이르러서 멈추지 않을까 걱정입니다.

 

구본능 : 우리는 피카소나 고흐의 작품 하나하나는 관심도 많고 가치도 높아 상당한 값어치를 매겨 이야기합니다. 하지만 우리그림, 단청은 어떨까요? 얼마나 존재하여 남아 있는지, 어떤 가치를 갖고 있는지. 잘 알지 못합니다. 고흐의 작품이 900여 점인 반면 우리그림은 지정된 건축문화재가 182건 정도이고 그 건축물에 예전 그대로 단청이 남아있는 경우는 30퍼센트도 되지 않습니다. 그나마 이러한 채색문화재는 재료적 한계로 수리와 보존 대책이 시급한 상태입니다. 한 나라 한 문화의 유산은 이제 세계가 공유하는 소중한 문화재입니다 세계문화유산의 개념이 그것이죠, 고흐의 작품도 중요하지만 우리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저는 단청하는 사람이지만 어디 가서 기회가 될 때면, 가급적 단청하지 말아야한다고 전하려 노력합니다. 문화재공사로 이윤을 창출하는 문화재 수리공사는 문화재의 존속에 적절한 방식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더욱이 원형그대로의 재료와 기법으로 수리해야 하며, 원상복원이 가능한 가역적 방법으로 수리한다는 문화재수리원칙이 있으나 예산문제, 기술적 문제로 인해 소중한 단청이 하나 둘씩 벗겨지고 지워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숭례문에서 그대로 드러나고 말았죠. 안타까움과 부끄러움에 할 말을 잃을 지경으로 단청계가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그나마 본의 아니게 전통적인 수법으로 수리한 개암사 대웅전 단청공사가 면을 세우게 되었고요. 이후로 지금까지 4년 넘게 수리 개선 관련 연구에 참여하거나 자문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만 무형문화재선생님들을 포함하여 전통방식을 추구하는 분이 부재하다보니 개선여지가 불투명합니다. 그렇다보니 우리의 단청문화가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외국에 알리고 국내의 수리방식에 외국의 사례 들을 이야기하기 위해 지난 5년간 프랑스 파리 국립동양미술관인 기메박물관과 아비뇽 시립 미디어테크, 똑시(torcy) 길상사 등에서 전시와 강연을 하게 됐습니다. 현재는 내년까지 국보와 보물의 전수조사용역에 참여하여 실재적으로 남아있는 단청의 정확한 수치와 현황을 파악 중에 있고요. 이러한 통계들을 고사하여 문화재보존의 경각심을 고취하고자 합니다. 이 기회를 통해 많은 도움과 동참, 이해를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noname02.png

개암사 대웅보전. 전통단청 수리 후

 

이기인 : 아름다운 빛을 뿜어내는 안료가 어떻게 태어나는지 궁금합니다.

 

구본능 : 안료(顔料)는 색을 내는 재료로 여러 가지 원료가 있습니다. 흔히 흙이나 특정한 유색광물을 곱게 분쇄하여 만듭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이 붉은 색의 안료로 석간주(石間硃)와 주토(朱土)가 있고요. 녹색의 안료로는 뇌록(磊綠)이 대표적입니다. 뇌록은 우리나라의 장기읍 뇌성산에서 출토되는 귀한 안료로 산지가 천연 기념물로 보호되고 있습니다. 석간주는 산화철 성분의 붉은 안료로 흔히 적벽돌색에 가까운 색입니다. 기둥의 색으로 많이 쓰입니다. 이밖에 국내에서는 생산되지 않아 예부터 수입하여 사용한 청색계열의 안료로 청화, 삼청 등이 있고 녹색 계열로는 공작석이 있습니다, 청색과 녹색은 대체로 구리화합물의 천연광물로 지금은 원석을 수입하여 국내에서 가공하여 시판 중 있습니다. 석색을 가진 돌을 분쇄하면 입자의 크기에 따라 색의 명암이 달라져 한가지의 광물에서 여러 가지의 안료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전통적인 방법으로는 갈아진 안료를 물에 섞어 휘저은 후 가라앉히면 비중에 따라 분리되는 데요 이러한 방법을 수비법(水飛法)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천연석채 이외에도 고대부터 만들어진 인공 안료가 있는데요. 납 산화물인 연단과 연백이 대표적입니다. 이밖에도 흰색의 경우는 백토, 조개가루 등이 사용되었고 먹은 그을음을 모아 사용하였습니다.

 


이기인 : 단청의 시공 및 순서는 어떤 과정을 거치는지요.

 

구본능 : 단청하시는 분들의 시공방법은 저마다 약간의 차이가 있습니다만, 대체적으로는 이렇습니다. 먼저 단청할 건물의 용도와 성격에 맞는 단청을 구상하여 부재의 생긴 형태대로 오려낸 종이에 문양을 도안합니다. 이를 출초(出草)’라고 하고 윤곽선으로만 그려진 도안에는 채색할 색이름, 부재명, 건물명 등을 적어놓습니다. 이렇게 도안이 그려진 종이를 초지(草紙)’라고 합니다. 초지는 문양의 윤곽선을 따라 바늘로 촘촘히 구멍을 뚫는데요. 이 과정을 초()를 뚫는다 하여 천초(穿草)’라고 합니다. 대칭이 되는 문양은 초지를 접은 상태로 뚫고 여러 번 접은 상태로 뚫으면 기하학적인 문양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단청 실습을 해보면 이 과정을 가장 신기하고 재미있어하더라고요


이렇게 단청문양의 계획이 만들어지고 초지가 완성되면 단청할 건물의 목재 상태가 충분히 건조된 후에 단청을 하게 되는데요. 단청 할 바탕이 되는 면에 먼지 등을 털어낸 후 아교를 녹여 만든 아교수로 전체를 바릅니다. 바르는 이유는 바탕 칠과의 접착력을 높이기 위해서입니다. 바탕재에 아교수가 충분히 스며들 때까지 여러 번 할 때도 있습니다. 아교포수가 끝나면 바탕색인 뇌록색을 전체적으로 칠한 후에 미리 만들어 놓은 초지를 대고 호분주머니로 두드리면 바늘구멍으로 호분인 조개가루가 빠져나가 목재면에 표시가 됩니다. 뇌록색 바탕엔 흰점선이 생기게 되는 것이죠. 이러한 타분선(打分線)을 따라 색상별로 단계적으로 칠하는데 밝은 색을 먼저 칠하고 동일 계열의 어두운 색을 나중에 칠합니다. 그리고 문양의 윤곽선을 먹선으로 고르게 그리고 다음으로 분선을 넣으면 완성됩니다.



단청2.jpg

 

 

이기인 : 지금까지 수많은 작업을 하셨을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보다 큰 보람을 느끼고 하신 일은 무엇인지요. 나름 자부심을 갖고 하셨던 일도 궁금하네요.

 

구본능 : 개암사 대웅보전의 단청. 잊을 수 없는 수리경험이었습니다. 당시 말썽 많던 숭례문 단청공사와 동시에 진행하였던 현장이었고요, 주지스님이셨던 재안스님의 신뢰로 별다른 문제없이 전통방식의 시공방식을 적용할 수 있었고 다행히 무사하게 회향했던 현장입니다. 이후로도 전통방식의 대표적인 수리사례로 현재까지 모니터링되고 있고요, 일본의 문화재수리전문가인 쿠보테라 시게루 선생님도 격려와 찬사를 받기도하여 우리나라의 문화재 수리수준의 위상에도 기여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기인 : 단청작업 현장에서의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지요. 여러 상황이 있었을 듯 합니다. 몇 가지 사례를 말씀해 주세요.

 

구본능 : 현장에서의 어려움은 그다지 없습니다만 외적인 환경에 어려움이 있다고 봅니다. 첫 째로는 사람문제죠. 함께해 나아갈 동료를 얻는 것이 결혼만큼이나 어렵거든요. 다행히 지금까지 함께 걸어온 친구들이 있지만 규모가 큰 단청공사일 경우 마음을 맞춰 시공할 수 있는 단청화원을 구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는 아무래도 경제적인 면입니다. 문화재수리에 대한 예산은 제가 추구하려는 수리방식을 충족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으로 항상 욕심이 과해서인지 남는 게 별로 없거든요.그리고 마지막으로는 문화재 수리현실의 아쉬움입니다. 아직까지는 건축사적 중요도로 건축의 가치를 판단하고 그에 의한 지정등급이 정해집니다. 하지만 단청은 건축사적으로는 지정등급이 낮더라도 단청의 가치만으로 보면 높은 등급의 문화재로 지정받을 수 있는 건축물이 많습니다. 이러한 건축물들의 수리예산이 지정등급에 비례해서 공사금이 책정되어 아쉽게도 부실하게 수리되거나 소중한 단청문화재가 지워져 점점 사라져가고 있거든요.

  



이기인 : 단청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는지 궁금합니다. 영향을 주신 분들이 더불어 궁금합니다.

 

구본능 : 저는 한양대에서 디자인을 전공하였는데요, 당시 아르바이트로 인테리어를 하곤 했습니다. 기회가 좋아 외국유물을 국내의 박물관 등에서 전시하는 전시공사에 참여하게 되었는데요. 그러던 중 외국 디자이너들과 일하면서 외국을 중심으로 배웠던 우리의 디자인 역사나 외래어 일색인 색깔 이름 등 우리미술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 생겨났습니다. 그래서 군 제대 후 전통미술을 배우고자하여 당시엔 관련 학과가 부재 했던 시절이어서 단청관련 서적의 저자인 한석성 선생님을 찾아뵙고 문하로 입문했습니다. 대학을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선생님의 단청현장을 다니며 연배 높으신 분들께 이것저것 궁금한 것을 물으며 단청을 배웠습니다. 당시 단청에 종사하신 분들은 도제식으로 전수하셨지요. 단청의 학술적인 부분은 한국문양사를 쓰신 임영주 선생님의 우리무늬연구소에서 책을 정리하면서 공부했습니다. 그 후로 동국대 대학원에서 미술사 공부도하며 여지껏 단청공부를 계속하고 있지만, 한석성 선생님과 임영주 선생님 두 분이 주신 배움에 충족하지 못한 것이 못내 부끄러울 뿐입니다.

 


단청작업2.JPG



이기인 :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단청작업이 있다면 그 작업은 어떤 일인지요.

 

구본능 : 가장 오래된 건축물인 봉정사 극락전이 있습니다. 십수년 전에 단청을 조사할 수 있는 기회가 한 번 있었는데요, 그때보다는 좀 더 잘 알아볼 수 있는 안목이 생겨, 다시 한 번 면밀히 살펴볼 기회가 주워지기를 고대하고 있고요. 조사한 자료를 토대로 당초의 단청을 전통적인 재료와 기법을 복원해 시현해 볼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기인 : 오랫동안 단청작업을 하신 선생님에게 단청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구본능 : 일상이 다반사이듯이 저에게는 취미이자 일상입니다.

 

구본능(具本能) 단청작가

도화원()대표, ()문화재수리기술자협회 연구원, 광화문현판 글씨 배색연구 자문, 강진무위사보수정비, 단청기록화조사 자문, 표준품셈 및 수리시방서 연구 용역 자문 연구실적 광화문현판글씨 옻칠금박시공, 통영 이순신장군유적(제승당)단청, 광화문현판 전통소재시범단청, 서울 진관사홍제루 및 대웅전단청수리, 원주 상원사대웅전단청, 부안 위도 내원암 대웅전단청시공, 파주 보광사 대웅전 단청조사, 경주 서악동 귀부비각 아교단청 외 수많은 우리문화재와 인연을 맺으셨습니다.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작성일
9 천둥과 번개를 빚는다 _도예가 윤정훈 운영자 249 2018-09-06
8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3 단청작가 구본능 운영자 388 2018-06-27
7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2 단청작가 구본능 운영자 335 2018-06-27
6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1 단청작가 구본능 운영자 295 2018-06-27
5 나의 돌은 숨을 쉬고 있는가 -2 김내혜 전각작가 운영자 520 2018-03-21
4 나의 돌은 숨을 쉬고 있는가 -1 김내혜 전각작가 운영자 537 2018-03-21
3 한순간, 쏟아지는 빛을 만나다 - 2 (화인 허유) 운영자 811 2017-11-28
2 한순간, 쏟아지는 빛을 만나다 - 1 (화인 허유) 운영자 669 2017-11-28
1 빈자리가 가장 좋은 곳입니다. -풀꽃시인 나태주 운영자 1110 2017-0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