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문화초대석 코너 News

  • Home   >   참여와 나눔   >   한국문화초대석 코너
실시간 상담
카카오톡 상담 click
top
한국문화연수원은 전란과 재난을 피한다는 십승지(十勝地) 위에 설립된 최적의 힐링연수원입니다.
숲과 하천이 태극의 모습으로 만나는 한국문화연수원에서 숲이 주는 생명과 건강한 밥상 그리고 오랜 인류전통의 통찰의 지혜를 만나보시기 바랍니다.
 
나의 돌은 숨을 쉬고 있는가 -2 김내혜 전각작가
2018-03-21 18:34:18   조회:460회

나의 돌은 숨을 쉬고 있는가 _2 김내혜 전각작가




이기인 : 의도하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걸릴 것 같습니다. 어느 정도 걸리는지.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는 동안에 보다 심혈을 기울이는 부분이 있는지요.


김내혜 : 전각은 붓과 칼의 결합이라고 생각해요. 붓으로 쓴 느낌이 아주 중요하죠. 그렇지만 필획이 부드럽다 하여 후들거림이 있어선 안돼죠. 음각의 두툼한 근육 속에는 뼈가 들어있으니 후들거림 없는 부드러움이죠. 칼의 맛은 붓의 맛을 잘 살려야 해요. 또 칼맛은 붓맛을 살리는 데에만 있지 않아요. 붓맛과 칼맛이 어우러져야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죠제 작품 중에서 다소 작업기간이 길었던 작품으로는 <고야><상춘곡>이 있어요. 어떤 것은 하루 만에 뚝딱 만드는 것도 있지만, 몇 개월에 걸쳐 만드는 대부분이에요. 전각 작업은 오늘도 조금하고 내일도 조금하죠. 한 번에 되는 일이 없어요. 마음에 들지 않을 때는 수정 하고, 또 수정해서 앞으로 조금씩 나아가죠


  

화로.png
이상의 시 <화로火爐

  


이기인 : 빨간 인영(印影)은 또 하나의 표정으로 읽힙니다. 돌에 새긴 글씨를 붉은색의 빛으로 찍어내는 그 순간에는 어떤 바람이 일 것 같습니다. 선생님은 어떤 바람 속에서 전각작업을 하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김내혜 : 저는 개인적으로 어떤 것을 염원하거나 소망하지 않아요. 나에게 다가오는 그것을 그대로 만나려고 합니다. 무엇을 소망한다거나, 무엇을 어떻게 해달라고 바라지 않아요. 저는 제가 할 수 있는 것을 성실하게 맞이할 뿐입니다. 그것뿐이지 무엇을 바랄 수는 없어요. 저는 두려움 없이 살아요. 힘들고 척박한 상황이 와도 그 순간순간을 해결하면서 살아요. 그래서 제 자신이 무언가를 소망한다는 것을 새긴 일이 없어요. 제가 갖고 있는 소신은 나의 일은 내가 알아서 헤쳐 나간다는 것이에요. 누구에게 기대서 하는 일은 제 마음에 안 들어요.


 

점자용비어천가.png

점자點字, 용비어천가 



이기인 : 캘리그라픽과 더불어서 전각에도 관심이 많아졌습니다. 전각을 어떻게 즐기고 감상해야 하는지 잘 모릅니다


김내혜 : 모든 미술품이 내 눈에 좋으면 좋은 것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법칙은 없어요. 그렇지만 공통점은 이 사람이 좋으면 저 사람도 좋다는 거예요. 조금 일러두자면 전각의 규칙을 알고 보면 감상에서 더 재미가 나죠. 왜냐면 이 사람의 전각 실력이 어느 정도구나 하는 것을 간파할 수 있거든요. 그냥 보면 이거나 저거나 똑같은 것처럼 보일 수도 있어요. 일테면 장법(章法)이 좋다이런 것도 알 수가 있죠. 또 글이 드러내는 각()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느낄 수가 있고요.

 



추사김정희.png                       추사김정희2.png                       추사김정희3.png

 추사 김정희 秋史 金正喜 

 



이기인 : 소장하고 계신 작품에 대해 궁금합니다. 하나하나의 사연이 다르고 의미도 다를 것 같습니다.


김내혜 : 백석의 시 <고야> 한편을 새긴 작품이 있어요. 돌에 처음 칼을 대는 순간에 아! 하고 비명이 나올 정도로 단단한 돌이었어요. 옹이도 많았죠. 백석의 시를 처음 그렸던 것 그대로 새기기 시작했어요. 한 글자 한 글자 도 닦듯이 새겼죠. 다른 돌 같았으면 덜 고생했을 거예요. 하지만 운명적으로 이 단단한 돌을 만난 것이죠. 그래서 더 애정이 가요



고야.png

백석의 시 <고야古夜>

 

   


이기인 : 자주 암송하거나 좋아하는 시구나 글귀가 있으면 독자들에게 소개해 주시죠.


김내혜 : 이몽룡의 시가 떠오르네요.

 

금준미주(金樽美酒)는 천인혈(千人血)이요

옥반가효(玉盤佳肴)는 만성고(萬姓膏).

촉루락시(燭淚落時)에 민루낙(民淚落)이요

가성고처(歌聲高處)에 원성고(怨聲高).

(금동이의 좋은 술은 천 사람의 피요. 옥쟁반 위의 좋은 안주는 만백성의 기름이라. 촛물이 떨어질 때 백성들의 눈물이 떨어지고 노랫소리 높은 곳에 원망소리 높더라)

시의 내용대로 나라의 지도자들이 잘 지켜준다면 나라가 되게 잘 될 것 같아요. 지도자 분들이 늘 머릿속에 외고 있었으면 좋겠어요.

 


 상춘곡.png               용반봉일.png          모음의연못.png
      상춘곡賞春曲                              용반봉일龍蟠鳳逸                                     모음母音의 연못                 

 


이기인 : 앞으로 꼭 일구고 싶은 작업이 있는지요.


김내혜 : 백석의 시집 사슴의 시들을 새겨서 전시를 했는데, 33편 중 몇 편을 완성 못했어요. 그 때 다리를 다치는 바람에 원하는 만큼 작업을 못했어요. 그래서 그것을 완성하는 일과 이상의 시도 몇 편 더 새겨서 마무리 하고 싶네요. 또 불교 관음상이나 바느질하는 것을 돌로 표현해 보고 싶어요. 제가 전각 작업을 하다 보니, 삶이라는 게 완성되는 삶은 없는 것 같아요. 이 만큼 나이를 먹다 보니, 어떻게 되든 찌그러지고 쭈그러진 삶으로 끝나는 거 같아요. 완성된 삶은 없는 것 같아요. 그래서 찌그러진 인장을 새겨보고 싶어요. 내 삶이 찌그러지듯 찌그러트린 인장을 꼭 한 번 새겨보고 싶어요.

 


김내혜(金奈兮) 전각작가

안성 출생. 원광대학교 미술대학 순수미술학부 서예과 졸업. 성균관대학교 유학대학원 동양사상 문화학과 졸업. 성균관 한림원 학정계제 졸업. 성균관 한림원 한림계제 졸업. 한국미술협회 회원. 동방예술연구회의 회원. 전각동인회 <석겸화개> 심산스쿨 <전각무림>고문. 저서 좀 더 심각한 순간2012. 낮은 골짜기2014. 개인전으로 돌꽃 틔움전,조선 실학인 인장전,딕테전,1443년의 아침전,백석의 시 모닥불전,에밀레전, 먹감 수필전등을 열었음.

                  
 
 
번호 제목 작성자 조회 작성일
9 천둥과 번개를 빚는다 _도예가 윤정훈 운영자 115 2018-09-06
8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3 단청작가 구본능 운영자 255 2018-06-27
7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2 단청작가 구본능 운영자 211 2018-06-27
6 장엄한 빛의 꽃송이를 피운다 -1 단청작가 구본능 운영자 211 2018-06-27
5 나의 돌은 숨을 쉬고 있는가 -2 김내혜 전각작가 운영자 460 2018-03-21
4 나의 돌은 숨을 쉬고 있는가 -1 김내혜 전각작가 운영자 472 2018-03-21
3 한순간, 쏟아지는 빛을 만나다 - 2 (화인 허유) 운영자 753 2017-11-28
2 한순간, 쏟아지는 빛을 만나다 - 1 (화인 허유) 운영자 614 2017-11-28
1 빈자리가 가장 좋은 곳입니다. -풀꽃시인 나태주 운영자 1015 2017-08-30